얼음이 물보다 부피가 큰 이유와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
얼음을 물에 넣으면 물에 뜹니다. 자주 봐서 당연하게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이상한 현상입니다. 얼음은 물이 고체가 된 것인데 대부분의 물체는 고체가 되면서 부피가 줄어들고 밀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고체가 액체 안에서 가라앉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왜 물에선 이렇게 반대 현상이 일어날까요? 물에서는 분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서 서로 계속 자리를 바꾸면서 복잡하게 뒤엉켜 있습니다. 온도가 점점 낮아지면 분자들이 차분해지고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데 모든 수소가 이웃에 있는 산소와 수소결합을 하려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육각형 구조를 갖게 됩니다. 육각형 구조를 이루는 이유는 물 분자의 두 수소 사이의 각도가 104. 5 도고 이것이 120도에 가깝기 때문이죠. 이렇게 일정하고 규칙적인 분자구조를 유지하는 고체를 결정 또는 크리스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얼음도 역시 결정의 일종입니다. 물 분자가 육각형 배열을 갖게 되면 물의 경우처럼 마구잡이로 뒤엉켜 있을 때보다 더 많은 빈 공간이 존재하고 따라서 오히려 부피가 증가하고 밀도가 감소합니다. 얼음이 물보다 더 가벼운 것은 이 물 분자 하나가 갖고 있는 독특한 구조 그리고 전기적인 특성 때문인 거죠.
온도에 따른 산소 분자들의 상태
온도에 따른 산소 분자들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산소를 영하 79도씨에 두면 기체 상태로 존재하다가 온도를 더 낮추면 액체가 되고 영하 240도 정도로 내려가면 산소도 고체가 될 수가 있습니다. 온도가 낮아질수록 그리고 고체가 되면서 부피가 계속 감소하는 거죠. 다음은 물 분자를 보는데요. 처음에는 고온에 수증기 어떤 것을, 아래쪽에서 차가운 얼음을 대서 온도를 점점 낮춰보겠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100도 아래가 되면 분자들이 모이기 시작해서 액체가 되고 0도 가까이 가면 갑자기 분자들이 특이한 구조를 갖기 시작합니다. 육각형 비슷한 모양이 되면서 아까 물의 경우보다 오히려 부피가 더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온도에 따른 물의 부피 변화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이렇게 보입니다. 온도가 낮아질수록 물의 분자운동이 줄어들면서 부피가 감소하다가 4도 정도 되면 그때 부피가 최소가 되죠. 하지만 온도가 더 낮아지면 육각형 구조를 갖기 시작하면서 부피가 급격히 이렇게 증가합니다. 얼음 상태에서도 물 분자는 사실 조금씩 진동을 하고 있는데 얼음의 온도가 더 내려가면 그 진동이 약해지면서 부피가 아주 조금씩 감소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이런 그래프를 보여주는 거죠. 여러분이 페트병에 물을 넣고 얼렸을 때 그 부피가 증가하는 것도 얼음의 이런 특성 때문이죠. 그런데 잘 살펴보면 물 분자뿐만 아니라 사람의 행동에도 이런 비슷한 특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파티에 가보시면 여기저기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이렇게 좁은 공간에 모두 모여 있습니다. 사람들을 분자로 본다면 파티는 액체 상태인 거죠. 파티 온 사람들은 이미 마음이 들떠 있지만 여기에 댄스 음악이 연주되고 춤을 추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더 큰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즉, 사람들이 흥분할수록 더 많은 부피를 차지하고 차분할수록 좁은 공간 안에서도 사람들이 머물 수가 있습니다. 물의 온도가 낮아질수록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과 비슷한 거죠. 그런데 이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흥분 상태에서는 좁은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친구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이렇게 가벼운 인사를 하면서 지나가버리지만 이제 밤이 깊어지고 사람들의 흥분이 완전히 가라앉으면 진지한 대화가 오가기 시작하는 거죠. '우리 그럴 게 아니라 좀 앉아서 이야기 좀 해보자' 이러면서 더 이상 대화 상대를 바꾸지 않고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앉습니다. 어떻습니까? 사람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차분해졌는데 오히려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 분자가 얼음이 되면서 부피가 늘어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죠. 물이 갖고 있는 이러한 독특한 특성이 호수의 생태계에는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얼음이 물보다 부피가 더 크다는 사실로부터 생겨날 수 있는 현상
먼저 봄의 옷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바깥공기 온도가 지면보다 더 높기 때문에 열은 위에서부터 공급됩니다. 가장 낮은 온도의 물이 밀도가 높아서 맨 바닥으로 내려가고 높은 온도의 물은 위쪽에 배치되겠죠. 겨울이 됐습니다. 이제 기온이 영하라서 호수의 온도도 내려갔는데 만약 물이 일반 액체와 같았다면 가장 차가운 물이 바닥에 있고 그렇게 되면 얼음이 바닥에서부터 생겨날 것입니다. 바닥에서부터 얼게 되고 위쪽에는 아주 차가운 공기가 있으니까 물고기가 오갈 데가 없이 결국 얼어 죽고 말겠죠. 하지만 실제 물의 경우에는 밀도가 가장 높은 4도씨의 물이 맨 밑바닥을 차지합니다. 가장 차가운 물이 맨 위에 있고, 여기서부터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거죠. 얼음은 계속 두꺼워지겠지만 땅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지열 그리고 차가운 바깥공기 사이에 물고기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거죠. 물고기가 이렇게 호수에서 얼어 죽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는 것은 4도씨에서 가장 밀도가 높아지는 물의 특성 때문이죠. 물이 이런 특성을 갖지 않았다면 지구의 생태계는 지금과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여기서 간단한 퀴즈 하나를 내보겠습니다. 여기 동그란 유리 항아리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에는 물을 3분의 1 높이만 넣고요. 다른 하나에는 3분의 2 정도 넣습니다. 이 상태에서 냉장고에 넣고 물을 얼린다고 했을 때 두 항아리에 어떤 일이 생길지 한번 예측해보셨으면 합니다. 두 경우 모두 물의 윗면에서부터 얼음이 얼기 시작하겠죠. 그래서 얼음판이 점점점점 자라납니다. 그리고 물이 얼음으로 되어가는 과정에서 팽창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아래의 물들이 이 얼음판을 위로 밀어 올리게 됩니다. (가) 번의 경우에는 얼음판을 밀어 올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근데 (나)의 경우에는 위로 올라갈수록 항아리가 좁아지기 때문에 얼음판을 위로 밀어 올리면 결국 유리 항아리를 깨뜨리는 게 되는 거죠. 물이 얼음이 되면서 분자 사이의 간격이 벌어질 때 생기는 팽창하는 힘은 엄청납니다 그래서 고대 사람들이 큰 돌을 깨뜨릴 때 바위 표면에다가 틈을 내고 겨울에 그 안에다 물을 넣고 얼기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얼음을 손으로 잡아 보면 굉장히 미끄럽습니다. 왜 미끄러울까요? 보통 우리 생각에는 손이 따뜻하니까 얼음을 잡자마자 녹기 시작해서 물이 돼버리니까 미끄러운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손이 아니라 여러분이 차가운 젓가락으로 얼음을 잡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이 젓가락으로 살살 잡으면 얼음이 별로 미끄럽지 않습니다. 그런데 젓가락으로, 젓가락에 굉장히 힘을 많이 줘가지고 꽉 잡으려고 하면 그때서야 얼음이 미끄러워집니다. 어, 이게 무슨 말일까요? 얼음은 규칙적이고 더 빈 공간을, 공간이 많은 구조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누군가가 압력을 가하면 얼음의 부피를 강제로 줄이는 거죠. 그러면 부피가 더 작은 물로 바뀝니다. 지난 강의에서 보았던 그 그래프로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1 기압, 영하 10도에 얼음이 있다고 했을 때 온도를 높여줘도 물이 됩니다. 그렇지만 온도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압력만 높여주더라도 물이 되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물질은 이 그래프에서 고체, 액체 상태의 그 경계선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이런 기울기를 갖고 있는데요. 그러면 압력을 높일수록 보통 고체가 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물의 경우에는 이 기울기가 이렇게 뒤집어져 있는 거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얼음을 세게 누르면 물로 변합니다. 아이스 스케이트 날을 보면은 양쪽으로 날이 아주 날카롭게 서 있는데 사람의 전체 몸무게가 이렇게 가느다란 날에 다 실리면 여기에는 수백 기압이 넘는 엄청난 압력이 만들어집니다. 그럼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영하의 아주 차가운 빙판이라 하더라도 이 압력 때문에 얼음이 일시적으로 물이 되는 거고 그때 스케이트 날이 빙판에서 쭉 미끄러지는 거죠. 어, 그럼 압력 때문에 물이 돼 버리면 많은 사람들이 자꾸 스케이트를 타고 지나다니면 빙판이 금세 물바다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얼음, 사람들이 얼음을 데워서 물로 녹인 것이 아니라 압력 때문에 일시적으로 녹인, 녹은 것이라서 이 물은 여전히 영하의 온도를 갖는 아주 차가운 물인 거죠. 스케이트가 슉 지나가고 나면 압력이 사라지고 이 물은 금세 다시 얼음으로 복구됩니다. 이상으로 이렇게 얼음이 물보다 부피가 더 크다는 사실로부터 생겨날 수 있는 몇 가지 현상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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