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기본 특성
물은 우리가 매일 보는 것이기도 하고 우리 공부에서도 처음부터 등장했습니다. 언제 물이 등장했었는지 생각나십니까? 촛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물과 이산화탄소라고 했습니다. 여기 촛불이 있는데 정말 물이 만들어지는지 한번 확인해 볼까요? 이 촛불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뜨거운 수증기인데, 이 수증기가 차가운 비커를 만나면 식으면서 액체로 변합니다. 뿌연 것들이 보이시죠? 네. 물맛입니다. 물 맞는 것 같습니다. 물을 구하기 힘든 곳에서도 바싹 마른 낙엽을 모아서 태우고 그 수증기를 잘 식히기만 하면 거기서 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물은 축축한 데서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뭔가를 태워서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킬 수 있으면 거기서 물이 나옵니다. 이렇게 초를 계속 태우고 있으면 방안에 습도가 증가하는지 물어보는 친구들 있더군요. 건조한 날 초를 가습기로 쓸 수 있을까요? 수증기량이 증가하니까 그럴 것 같기도 한데, 왠지 또 느낌상으로는 더 건조해질 것 같기도 하죠? 습도라는 것은 이와 같이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최대 수증기량과 현재 수증기량의 비율로 결정됩니다.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최대 수증기량은 공기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뜨거운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를 피우면 분명 수증기량, 즉 분자가 증가하지만 방의 온도도 높아져서 분모도 같이 증가합니다. 어느 쪽이 더 많이 증가하느냐에 따라서 습도가 오를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겠습니다. 오늘같이 날도 덥고 수증기도 많은 날은 초를 피워서 별 이로울 것이 없겠습니다.
물의 화학적 구성
도대체 이 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물리화학적 관점에서 볼 때 물은 H2O라는 분자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물을 우리가 아주 크게 확대해서 본다면 이런 식의 분자 모임들을 볼 수가 있는 거죠. 이 수소 둘과 산소 하나가 만나서 안정한 분자가 된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수소는 하나의 양성자와 그리고 그 주변에 하나의 전자를 갖고 있는데 전자 하나를 더 얻어서 두 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소의 경우에는 총 8개 양성자와 8개의 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안쪽에 있는 두 개의 전자는 이미 안정을 찾았지만, 바깥쪽에 있는 여섯 개의 전자는 두 개를 더 얻어서 여덟 개를 채우고 싶어 합니다. 이렇게 서로 전자 부족을 느끼는 산소와 수소 두 개가 만나서 특이한 계약을 맺게 되는데요. 이 계약에 따르면 수소와 산소 원자 사이에 각각 전자 한 개씩을 내놓고 서로 공유하게 됩니다. 수소는 전자 두 개를, 산소는 전자 여덟 개를 갖고 있는 것처럼 되어 가지고 이제 모두가 만족스러운 상태가 되는 거죠. 이런 계약을 공유결합이라고 부릅니다. 이때 두 개의 수소가 이루는 각이 약 104. 5도가 됩니다. 인간 사회에서도 자주 그렇듯이 이 계약은 조금 불평등한가 봅니다. 똑같이 공유하기로 계약을 해놓고서는 산소가 자기 쪽으로 전자를 더 가깝게 끌고 갑니다. 그럼 산소는 전자 영향을 많이 받아서 - 전기를 주로 띠게 되고 전자를 빼앗기는 수소는 남은 양성자의 영향으로 +의 전기를 띠게 됩니다. 그럼 이렇게 +와 - 전기를 띠고 있는 물 분자들을 한 곳에 모아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 산소가 다른 쪽 수소를 끌어당기면서 붙으려고 하겠죠? 이렇게 +극성을 띤 수소가 -극성을 띤 어떤 다른 원자나 분자들 끌어당기는 것은 수소 결합이라고 부릅니다. 만일 수소 결합이 굉장히 강하다면 물은 전체, 전체가 딱딱하고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가 되겠죠. 그렇지만 실제로 수소 결합은 공유 결합보다는 훨씬 약하기 때문에 쉽게 붙고 떨어지고를 합니다. 그래서 물 분자, 물속에서는 이 분자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물 분자들이 서로 전기적으로 잡아당기는 힘 때문에 물은 흩어지지 않고 서로 뭉치려는 경향을 띠는데 이것이 물이 갖는 굉장히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물은 중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동그랗게 모여 있으려고 하죠. 반면에 강한 수소결합을 갖지 않는 기름 같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바닥에 더 넓게 퍼집니다. 물이 동그랗게 모이는 현상을 두고 여러분은 표면장력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을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표면장력은 이렇게 물 분자들끼리 서로 당기는 전기적 힘이, 결국에는 전체 표면적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으로 나타나는 것뿐이지, 표면장력이라는 새로운 힘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도 변화에 따른 물의 특징
물의 온도가 낮아지면 물 분자들은 서로 얌전해지고 이제 이웃한 분자끼리 서로 붙어서 규칙적인 구조를 이룹니다. 이것이 물의 고체 상태, 얼음이죠. 이 얼음인 상태에서 옆에서 자꾸 물을 흔들어주면 물 분자들이 진동하기 시작하고, 이제 물 분자들은 짝꿍을 계속 바꾸면서 돌아다니는 액체 상태가 됩니다. 물 분자들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지면 서로 간에 붙어있던 수소 결합을 완전히 깨고 공중에서 이렇게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것이 기체 상태인 수증기입니다. 이 영상은 97도인 물의 표면에서 물 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보여 줍니다. 왼쪽이 액체 상태의 물인데요. 분자들이 아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죠. 간혹 물 분자 가운데에서 몇 개가 서로 인력을 이기고 액체 무더기에서 탈출하는데, 우리가 이것을 보고 증발이라고 부릅니다. 또 수증기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물 분자가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기도 하는 거죠. 이 영상은 실제보다 훨씬 느린 화면으로 보고 있는 것이고요. 실제 물 분자의 움직임은 이보다 약 1조 배가량 더 빠르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여러분 비열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떤 물질 1kg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가리키는데요. 비열이 높다는 것은 온도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기 몇 가지 물질들의 비열이 나타나 있는데 금을 보시면 비열이 아주 낮은 물질들 중의 하나입니다. 그 말은 여러분이 차가운 금반지를 손가락에 끼웠을 때 철로 된 반지를 끼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데워진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보시면 물은 우리 주변에 어떤 물질보다도 비열이 높습니다. 약 4,200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 말은 여러분이 1L 물을 1도씨 데우고 싶을 때 4200줄의 열을 가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비열이 높다는 것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물질보다도 온도가 잘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고요. 그래서 여러분이 뜨거운 물을 냉장고에서 식히거나 차가운 물을 데우는데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죠. 이게 물의 온도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점이 있습니다. 불판에서 여러분이 고기를 굽다가, 그것을 만약에 손등에다 직접 갖다 대보면 너무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정도일 겁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불판에 뜨거운 고기를 겁도 없이 바로 입안에 집어넣지 않습니까? 그래도 되는 이유는 여러분의 혀가 더튼튼해서가 아니고 고기를 보는 순간 입안에 침이 고이고 대부분 물로 이루어진 이 침이 고기를 식혀주기 때문이죠. 침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뜨거운 고기를 만나도 침의 온도가 조금밖에 오르지 않고, 그래서 우리 입안이 안전한 겁니다. 마찬가지로 물이 가득한 바다는 육지에 비해서 온도 변화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우리가 낮과 밤, 여름과 겨울을 지나면서 온도 변화를 많이 겪지 않는 이유도 지구에 물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과 여름 사이에 기온이 -10도, 그리고 많이 올라가면 40도까지 변할 수가 있는데, 이게 우리 체감상으로는 엄청난 온도 변화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50도 정도의 변화는 절대적인 온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겨우 7% 오르내리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에 반해서 물이 없는 사막이나 물이 없는 행성에 가면은 온도가 급격히 변해서 생물이 살아가기 어렵죠. 이렇게 물의 온도를 바꿀 때뿐만 아니라 물의 상태를 얼음에서 물로, 또 물에서 수증기로 바꿀 때 굉장히 많은 열을 필요로 합니다. 이 그래프에서 보시듯이 -온도를 갖고 있던 얼음을, 얼음에 열을 가하면은 얼음이 점점 데워지다가 물로 바뀌고요. 그 물이 또 데워지다가 나중에 수증기로 바뀌는데 100도씨의 물이 100도씨 수증기로 바뀔 때 특히 이렇게 엄청난 열이 필요합니다. 이 말은 물 분자 사이에 있는 수소 결합을 다 끊어내는데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단 뜻이죠. 여러분이 부엌에서 냄비에서 물이 끓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하고 끓고 나서 그 물이 몽땅 증발할 때 그래서 냄비를 결국 태우게 될 때 그 때 어느 쪽이 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우리가 샤워를 하고 밖에 나왔을 때나 팔에 물을 묻혔을 때에 어떻게 시원함을 느끼는지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우리 몸은 36. 5도기 때문에 우리 몸에 붙어있는 물방울도 조금만 시간 있으면 36. 5도가 됩니다. 그럼 그 이후로는 차가움을 느끼지 않아야 되거든요?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반지를 끼고 있을 때처럼 반지가 일단 제 체온과 같아지면 더 이상 차가움을 느끼지 않는데, 물은 그렇지 않죠. 이 36. 5도라는 것은 물 분자의 평균적인 움직임을 의미하는 숫자입니다. 아까 여러분이 시뮬레이션에서 보았듯이 그 가운데서도 90도인 물 중에서도 아주 빨리 움직이는 물 분자가 있고 비교적 느린 물 분자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빠른 물 분자 가운데 일부가 순간적으로 수증기가 돼서 뛰쳐나갑니다. 36. 5도에 있어도 물이 계속 뛰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빠른 분자들이 자꾸 뛰쳐나가고 나가고, 뛰쳐나가고. 이제 남은 물 분자들의 평균 움직임은 더 둔하게 되겠죠. 평균 움직임이 둔하다는 말은 온도가 낮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서 몇 개의 분자들 증발하고 나면은 물의 온도가 36도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36. 5도인 우리 몸에서 열을 더 가져옵니다. 이런 식으로 물이 증발할 때마다 우리 몸에서 열을 더 빼앗아 가는 거죠. 여름에 그 뜨거운 아스팔트에 물을 뿌리면 이 물이 다 수증기로 변하면서 아스팔트의 열을 다 가져가기 때문에 한결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한여름에 열을 수증기 형태로 저장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겨울에 물을 뿌리면 될까요? 추운 날에는 물이 수증기로 바뀌는 대신 얼음으로 바뀔 텐데 그때는 열을 바깥으로 내놓습니다. 그러니까 추운 날에 물을 뿌리면 주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는 거죠. 단, 사람 다니는 길에 물을 뿌려 가지고 빙판을 만들어선 안 되겠죠. 물은 온도에 따라서 얼음이나 수증기로 변한다고 했는데 온도 말고 압력에 따라서도 이게 바뀔 수가 있습니다. 이 그래프가 그것을 보여주는데요. 통상적인 1기압 하에서는 이 파란색 점선을 따라갑니다. 즉 0도에서 얼음이 물로 변하고, 100도에서 물이 수증기로 변합니다.
압력과 물의 관계
만약 압력이 1기압보다 더 낮아지면 어떻게 될까요? 이 그래프에 따르면 이제 물은 0도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얼고 100도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끓게 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90도의 물이 있을 때 온도를 높여서 기체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지만 압력을 낮추어서 기체로 만들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정말 그런지 한번 직접 해보겠습니다. 조금 전에 끓여놓은 물을 여기다가 붓겠습니다. 지난번에 보셨던 진공 상자에다 다시 넣고 공기를 빼 보겠습니다. 물속에서 기포가 올라가는 거 보이시죠? 지금 기압이 보니까 약 0. 7기압 정도입니다. 조금 있으면 금방 멈추지만, 또 기압을 낮추면 또 올라옵니다. 물이 계속 끓지 않는 이유는 수증기가 올라오면서 기압을 다시 높여버리기 때문에 그런 거고요. 이렇게 아까 그래프에서 보신 것처럼 압력이 낮아지면 제가 아까 여기다 집어넣은 물이 90~95도 이 정도 됐을 것 같은데 그 정도에서도 물이 끓는다는 것을 여러분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 따르면 완전히 진공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물이 겨우 1도. 1도의 차가운 물도 끓을 수가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럼 높은 산에서 밥을 하면 설익는다고 하는데, 그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서, 높은 산에서 끓는점이 90도라고 하면은 밥을 지을 때 90도, 물이 90도만 되어도 끓기 시작하니까 '어 밥이 왜 이렇게 빨리 되지? 벌써 물이 끓네. ' 이렇게 해서 뭔가 더 밥이 잘 될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수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쌀을 90도에서 계속 익히게 된다는 뜻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익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산에서 밥을 할 때는 오랜 시간 가열을 하든지, 공기가 새지 않도록 뚜껑을 잘 닫아 가지고 압력을 높여줘야 되는 거죠. 낮은 압력에서 밥이 천천히 되는 현상을 어떤 사람은 반대로 적용해보자 라고 생각을 해서 만든 것이 바로 압력밥솥입니다. 압력밥솥은 대략 2기압 정도의 압력을 가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끓는점이 120도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영양소를 덜 파괴하고도 쌀을 빠른 시간 안에 온전히 익힐 수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물이 가진 기본 특성들을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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